시간의 모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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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순전히 본인이 마님이랑 놀려고 글임.

어떤 영화(?)에서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베껴 글임.

게임 'Prince of Persia-Sand of Time'에서 제목 그대로 베껴왔음.

등장인물 이름의 새로운 창작은 흰머리를 너무 늘려서 여러 소설이나 영화, 아는 사람 이름 베껴 왔음.

상황에 딴지 걸거나 문제가 생기면 삐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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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t 라고 하더니 정말 콩코드 비스무리하게 생긴 비행기를 회사에서 보내왔다. 꽤 날렵하게 생긴게 빠를꺼 같았다. 외국에 나가 본적이 있는 발굴 단원들은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빠르니까 편하게 갈꺼라는 둥 조금은 들뜬 상태였다.

비행기는 가볍게 착륙을 한 후 개인용 격납고 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전화 통화 한게 대략 16시간 전이니깐 대충 샌프란시스코 까진 14~5시간 정도 걸린다는 거겠지?”

현우가 제일 먼저 생각한건 얼마나 걸리나 였다. 옆에서 같이 지켜보고 있던 우건이 그런 현우에게 핀잔을 줬다.

, 형은 이런 자가용 비행기를 보고 첨 한다는 말이 몇시간 걸린다는 거야? 차라리 멋지다, 정말 빠르게 생겼다, 이런 감상을 말해야지.”

현우는 우건의 말에 바로 반박을 했다.

얌마, 내가 공대생 출신이다 보니 이런 경우에는 바로 계산부터 하게 되는 것 뿐이야.”

에이, 그러면서 추억이 어쩐다이러면서 역사가 어떻고 소리나 하지 말던지.”

우건이 핀잔을 주자 현우는 그저 쓰게 웃기만 했다. 그러면서 가슴쪽 윗주머니에 넣어둔 사진을 가만히 꺼내 보았다.

현우의 발굴 작업은 상당히 진척이 되어서 석관 위쪽 부분에 부조된 형상은 그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다. 사진 속에는 투박한 형태로 조각된 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누워서 서로 한 손씩을 가슴위로 뻗어 맞잡은 형태로 되어 있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남자로 보이는 부조의 왼팔이 팔꿈치 부분이 잘린 형태라는 것이었다. 풍화 됐거나 유실된 형태라고 보기에는 너무 확연하게 보이도록 조각이 돼 있어서, 결국 남자는 왼팔이 팔꿈치 부분부터 없는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현우는 그 사진을 바라보며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외팔이가 됐으며 이 정도까지라도 무덤을 만들 수 있는 위치가 됐고, 또 고대 무덤 형식과는 다른 부부 합장(이 부분은 아닐 수도 있지만, 상당한 근거로 맞을꺼라고 생각했다.)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현우가 한참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옆에 있던 우건이 현우의 어깨를 툭 밀었다.

, 이제 타래.”

현우가 고개를 들어보니 손교수님이 제일 먼저 비행기로 올라서고 있었다. 그 뒤로 일행 몇 명이 뒤이어 짧은 계단을 밟고 비행기로 탑승을 하고 있었다. 결국 우건과 현우가 맨 마지막으로 탑승을 끝냈고, 비행기는 급유를 해야 하는지 30분여를 격납고에서 머물다가 이륙을 했다.

 

, 그런데 형, 이거…. 밥은 줄까?”

꿈나라에 빠져 있던 현우에게 우건이 툭 말을 던졌다. 현우는 비몽사몽 하다가 우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외팔이가 이런.... …. 뭐라고?”

아허, 꿈꾼거야?”

현우는 잠시 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는 이내 자세를 바로 했다.

아 그래. 잠시 공자님 좀 만나고 왔지.”

현우의 말에 우건은 낮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어깨로 현우를 밀며 다시 물었다.

, 헛소리 그만하고…. 여기 밥은 주냐고..”

그러겠지? 안주면 안돼~”

현우와 우건이 헛소리로 개그를 하고 있자 일행 중 손교수의 제자라서 컴퓨터와 기계 전문가이면서, 중국어에도 능통한 요상한 괴짜, 동현이가 투덜거렸다.

, 거 좀~ 자고 있는데 왜 깨우고 그랴?”

우건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아, 미안미안, 그래도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한 거자나~”

우건의 넉살에 동현이도 맞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그래, 잘 때 자더라도, 먹고 자야겠지. 근데 진짜 밥 때 된거 같은데 안줄라나?”

동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앞 쪽 커튼이 열리면서 부기장쯤 되어 보였던 남자가 나타났다.

“Ok, everyone, we just prepare frozen food. It’s not a restaurant meal, but has quiet some taste. Please, enjoy your meal.”

현우는 부기장으로 보이는 남자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그냥 주면 될꺼지 변명은…. 어차피 공짜 비행긴데 뭘 더 바랄까.’

남색 바지에 흰셔츠를 입고 다시 남색 타이를 멘…. 전형적인 flight crew 로 보이는 남자가 카트에서 다섯개의 접시를 꺼내 하나하나 일행이 마주보고 있는 탁자에 올려 놓았다. 발굴단원 전체 인원은 총 12명 이고, 처음 예상과 달리 5명만이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 자체도 자가용 비행기라서 그런지 대략 7명에서 8명 정도 정원인 비행기 였다. 5명이 출발하게 된 이유도 역시 비행기 좌석이 7~8개 밖에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고, 며칠을 미국에서 보내야 할지 모르는데 많은 인원이 발굴지를 비울 수 없다고 김교수님과 손교수님이 강조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손강선 교수, 연우건, 정지연, 김동현, 그리고 강현우 이렇게 다섯만 출발하게 된 것이다. 일행은 왠지 전자레인지 식품 같아 보이는 이상한 닭고기 스파게티와 빵을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기 시작했다.

일행 모두 밥을 먹기 시작하자 말이 없어졌다. 당연히 연교수의 행방에 대한 의문과 걱정 때문이었다. 모두 머릿속이 복잡한지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넣는데만 열중 하고 있었고, 그러는 동안에도 비행기는 착실하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13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공항 격납고에 이미 회사에서 보낸 대형 버스가 대기 중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일행은 이곳이 바로 실리콘 밸리 라고 불리는 첨단 산업의 메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첨단 장비를 만드는지 화려하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회사들을 비롯해서 벤쳐 회사 처럼 보이는 조그마한 건물들의 집합체들까지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버스는 한시간 가량을 이동해서 팔로 알토 시 부근의 큰 규모는 아니지만, 깔끔한 어느 건물에 차를 세웠다. 버스가 입구를 지날 때 일행은 ‘Motion n’ Mobile – Move Wherever, Whenever You Want’ 라고 써진 대형 구조물 형태의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이거 이상한데? 왜 이런 회사에서 우리한테 자금을 대준거지? 여긴 그냥 첨단 전자장비 만드는 회사 같은데 말이야.”

현우가 가장 먼저 회사에 대한 감상 아닌 감상을 내뱉었다.

역시…. 현우형은 그럴 줄 알았어. 요 회사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분석을 내놓을 줄 알았다구. 에휴, 어쨌든…. 이제 아부지 보는 건가?”

우건이 장난처럼 시작해서 걱정으로 끝나는 말을 내뱉자, 모두의 마음이 무거워 졌다. 우건을 뺀 일행들은 연교수가 이곳에 있나 하는 부분에서는 반신반의 상태였다. 성분 분석과 탄화도를 보는 측정에서 너무 명확한 결과가 나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대략 2000년 정도 전의 중국 길림성 장춘 근교에 있을꺼라는 생각도 하진 못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 였으니 말이다.

일행은 회사에서 나온 Chief Engineer 라는 사람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응접실 인지 연구실인지 이해가 안되는 이상한 장소로 안내 되었다.

 

이거이거 사무실도 아니고 접객실도 아닌거 같고, 아무리 봐도 컴퓨터랑 여러 전자부품들도 그렇고, 무슨 연구실 비슷한거 같은데?”

모두 약간은 긴장하고 얼어 있는 상태에서 현우의 분석이 제일 먼저 이루어졌다. 맞상대는 역시나 우건이 했다.

형은…. 역시 멋져.”

….”

?”

아니, 어째 비꼬는거 같아서.”

, 내가 형 좋아하는거 알지? 그래서 그런거야.”

그렇구나. 역시, 내 인덕은….커험….”

현우와 우건은 실없는 말로 주거니 받거니 장난을 치다가 손강선 교수의 눈빛을 받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런 침묵의 시간이 손교수 자신 마저도 싫었지만, 당장은 연소백 교수에 대한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서 그런 장난을 들어줄 여유가 손교수 본인에겐 없었다. 잠깐 더 시간이 흐르자, 아까 Chief Engineer 라고 밝힌 사람과 삐쩍 마른 몸매에 성깔 더러워 보이는 남자 하나, 그리고 동양인으로 보이는…. 아마도 통역으로 데려온 듯한 남자 한명 이렇게 세명이 연구실인지 사무실인지 모를 이상한 방에 들어왔다.

“Hello, nice to meet you guys. I’m Sherman Collin, CEO of this company.”

삐쩍 마른 남자가 영어로 자신을 소개 하자 옆에 있던 동양인 남자가 곧바로 통역을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이분은 이 회사 CEO 신 셔먼 콜린 씨십니다. 그리고 전 통역을 맡은 다니엘 채 입니다. 그냥 편하게 다니엘 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 후부터 다른 두 미국인과 다섯 한국인 사이에 통역을 낀 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대화라고 했지만, 주로 말하는 사람은 회사 사장과 개발 주임(?) 정도 직책을 가진 Morgan L. Paton 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잠시만요. 이 회사의 원래 설립 목적이 한마디로 워프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겁니까? 그게 가능합니까?”

한시간 가까이 설명을 듣고 묻고 하다보니 여러가지를 알게 됐는데 그중 가장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바로 이 요상한 회사의 목적이었다. 분석이 특기(?)인 현우가 가장 먼저 따지듯 물었다. 그 후 돌아온 답변은 그렇다였다.

모건 이라는 개발 실장의 말에 의하면 팩스처럼 3D 물건을 스캔해서 다른 장치로 보내는 실험을 하고 어느정도 성공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모건이라는 사람의 말을 전부 이해할 순 없었지만, 현우는 대략적으로 알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

“Ok, Mr. Morgan. Frankly, I don’t understand about specific technology and can’t believe that this dream thing came true. However, I trust you guys, because I realize there’s something going on with us, right?”

현우는 통역을 통하지 않고 사장이라는 셔먼이라는 자에게 직접 말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개발 실장 이라는 자만 바라보고 있었다. 모건이라는 개발 실장은 현우에게 양해를 구하며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프로토 타입은 단거리 이동은 이미 성공을 했습니다. 15야드…. 그러니깐 대충 13~4 미터 정도 단거리 이동은 성공했습니다. 두단계씩 건너뛰는 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15야드, 15야드 두번에 걸쳐서 이동하는 실험도 성공을 했습니다.”

모건은 목이 타는지 앞에 놓은 맥도날드 음료수 컵을 들어 한모금 마셨다. 그런 후 어찌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래서 남은 과제는 장거리 이동, , 우리 회사의 진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험에 착수 했습니다. 이곳 실리콘 밸리에서 미국의 한가운데인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 시티 근교에 중간 기착지가 될 실험실을 짓고, 플로리다주 탤러하시 근처에 종착지가 될 실험실을 지어서 역시 두단계를 이동하는 장거리 점핑 실험에 돌입 했지요.”

모건은 무언가 착잡한 듯 잠시 말을 끊었다가 목을 한번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험은 실패였습니다. 중간 기착지인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모건의 말이 끝나자 마자, 우건이 재빨리 질문을 던졌다.

실험 실패랑 우리 아버지랑 무슨 연관이 있는거죠? 당신네 회사의 실험 따위를 듣고 싶은게 아니라 울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가 궁금한거라구요, 우린.”

우건아, 잠깐만 아마도 이 회사에서 한 연구에 문제가 생겨서 연교수님께도 문제가 생긴거 같다. 기억 안나? 교수님 안경이랑 볼펜, 그리고 양피지에 쓰인 문구 말야.”

현우의 말에 우건은 말문이 막힌 듯 잠시 멈칫거리다가 모건을 향해 계속 말하라는 듯, 그러나 꽤나 도발적으로 턱을 끄덕 거렸다.

모건은 그런 우건을 보고도 별반 기분 나쁘다는 기색없이 바로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실험이 실패하고 우린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걸까? 대상체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하고 말입니다. 여러 토론이 이루어졌고, 서로 비난을 하고 말도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정확히 10일이 지난 후 대상체가 플로리다주 탤러하시에 나타났습니다.”

모건은 다시 목이 타는지 음료수를 들이켰다. 다섯 한국인은 답답했지만, 꾹 참고 그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 이후 우리는 어떻게 된건지 알아보려고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보내는 대상이 되는 물체에 Signal Becon을 달아서 보내는 기술을 개발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방식으로는 장거리 이동은 불가능 했지만, 사라진 대상을 바로 이곳으로 언제든 불러올 수 있게 됐죠. 여러가지 방식으로 실험을 해봤고, 알게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그건 사라진 대상은 최대 10일까지 사라질 수 있고, 불러올 수 있는 시간 역시 최소 12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 후 갑자기 궁금해진게 있었습니다. 대체 어디를 갔다온걸까? 하는 것 말이죠. 그래서 우린 조그만 초소형 카메라를 보내봤습니다.”

모건은 말을 맺은 후 탁자 중앙쯤 놓인 이상하게 생긴 콘솔을 집어 들고 몇가지 버튼을 조작했다. 그러자 연구실 같은 이상한 방의 한쪽 벽에서 하얀 스크린이 내려왔고, 불이 꺼졌다. 그는 계속 콘솔을 조작해서 몇 개의 사진을 화면에 띄워 놓았다. 여러 사진들 속에는 주변의 경관이 잘 나와 있었다. 30초 단위로 사진을 찍으며 회전하도록 만든 카메라인 듯 360도를 돌 듯 주변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약간 무성한 나무가 간간히 보이고, 대부분 목초지 처럼 보이는 초록색 벌판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어디죠? 이렇게 봐서는 어딘지 전혀 모르겠는데…. 좌표를 알만한 기준이 없네요.”

현우가 사진을 보고 생각난 부분을 말하자 모건이 현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몇번을 보내봐도 같은 곳의 사진만 볼 수 있었죠. 그러다 셔먼이, 의견을 냈습니다. 카메라를 하늘로 향해서 밤하늘을 찍어보자구요. 그럼 별자리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꺼라구요. 그래서 우린 그렇게 했습니다.”

그는 다시 콘솔을 조작해서 밤하늘을 찍은 사진 몇장을 화면에 띄웠다. 몇몇 별자리가 찍힌 사진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제 예상인데 이곳은 아마도 중국 길림성 장춘 부근이겠죠?”

현우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모건을 향해 말했다.

맞았어요. 장소는….”

모건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현우에게 더 유추해보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현우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모건과 셔먼, 그리고 통역인 다니엘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그들의 표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진실이라는걸 발견하고는 경악과 허탈이 섞인 이상한 음성으로 말을 시작했다.

설마, 저 사진속 별자리가 2000년 전 장춘 인근이라고 주장하려는건 아니죠?”

모건은 현우를 바라보며 좀 놀랐다는 표정으로 이내 말을 꺼냈다.

꽤 현명한 청년이군요, 당신은. 맞아요, 2000년전, 정확하게 서기 78의 장춘 인근 입니다.”

모건의 대답에 현우는 인상을 잔뜩 쓰고는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라는 소리만 계속 내뱉고 있었다. 그런 현우의 모습을 보며 우건은 속이 검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미술 전공인 우건은 이런 기술적인 이야기나, 예상해서 답 맞추기 등에는 잼병이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지켜보기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결국 현우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 현우형, !”

우건이 계속 불렀지만, 현우는 얼이 빠진 듯 인상을 쓰고 계속 혼자만 중얼거리고만 있었다.

!!!!!”

다시 한번 소리쳐 부르자 흠칫 놀란 현우가 우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나 지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러니깐 형이 좀 속 시원하게 설명 좀 해봐. 대체 우리 아버지 어떻게 됐다는 거야?”

현우는 우건의 질문을 듣고도 정신을 못차리겠는 듯 계속 인상을 쓰고 있다가 모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한 얘기 전부 사실 입니까?”

맹세 하건데, 전부 사실입니다.”

모건의 말이 끝나자 현우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 다음 걱정스런 표정으로 우건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나도 얘네들이 말한 장거리 워프가 가능한지 어떤지는 이해 못해. 알지도 못하고. 암튼 방금 얘가 한 소리가 다 사실이라고 하니깐…. 한마디로 이것들 장거리 워프 기술 연구하다가 만든 기계가 타임머신 이었나 보다. 아니, 타임머신은 아니고….뭐라고 해야하지? 그래, 정확하게 말하면, 서기 78년의 중국 장춘 지역과 연결된 웜홀을 여는 장치였나 보다. 네 아버님은 지금 서기 78년의 장춘 지역….그러니까 우리가 발굴중인 유적 근처에 계신거야.”

우건은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래? 나 이해가 잘 안가지만, 암튼 얘네들이 그….78? 그 시기의 발굴지로 연결된 그런 기계를 만들었다는거지? 근데 그거랑 우리 아버지랑은 무슨 상관이지?”

현우는 다시 인상을 쓰고 모건과 그 일당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만약, 너라면 네가 타임머신과 비슷한 그런 장치를 우연으로라도 발견했다면, 넌 그거 실험 안해볼래? 쟤들 이미 사람을 보내 본거야. 그러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테고, 연교수님은 그 시기 생활이나 관습에 대해 꽤 잘 알고 계신 전문가니까 그 문제를 해결하자고 아마도 조언을 들을 겸 이곳으로 모신걸테고 말야. 그런데 말이다. 네 아버님 이라면, 위험하고 어쩌고를 떠나 그 시기 그 장소에 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그 실험에 뛰어 드셨을 분이야.”

우건은 현우의 말이 이해가 안간다는 듯 듣고 있다가 마지막 부분만은 알아 들을 수 있겠다는 듯 표정이 바뀌었다.

그러니까 지금 형 말은, 얘네들이 개발한 장치로 78년인가 언젠가 하는 과거로 가 계시다는거야? 지금 형이 말하는게 그거 맞아?”

그래.”

현우는 우건에게 대답을 해주고는 다른 일행의 얼굴을 바라봤다. 지연이와 손교수의 얼굴에는 이미 그곳에 가고야 말겠다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동현이는 손교수가 전공을 보고 뽑은 제자 답게 지금까지의 대화를 대충은 이해할 수 있었던 듯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현우는 그런 일행을 바라보다가 다시 모건쪽으로 시선을 주면서 말했다.

우리를 또 부른 이유는 아마도 우리 역시 그곳 그 시기의 전문가 이기 때문이겠죠? 실험을 계속 하려면요. 맞나요?”

모건은 현우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 시선을 외면했다. 그때 계속 조용하던 셔먼이라는 사람이 비열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을 시작했다.

“You’re partially right. We need experts, if we wanted to bring back professor Youn from there.”

현우는 셔먼의 말을 듣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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