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룡팔부 제10권

김용

대현문화사200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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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천룡팔부의 시대(역사)적 배경을 잠시 살펴보고 전체적인 마루리를 하겠다.

천룡팔부의 시대적 배경은 거란족의 요나라가 발호하는 북송 시기이다. 이때 한국은 고려 시대이다. 요나라 라고는 하지만 아직 요나라의 소배압이 고려를 침략한 시기는 아니며 역시 강감찬 장군에 의해 귀주대첩이 일어난 시기는 아니다.

요즘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서 한국의 역사를 집어 삼키려고 하는데....여러 소설 속에 진실이녹아있다. 요나라 영토인 남경이 현재의 북경이란 점....연운십육주는 원래 중국에 속하지 않았다는 점....악역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선비족 모용씨가 다시 연나라를 세우려고 하는 모습....등을 보면 5호16국 시대 후 위진남북조 시대 때까지 만리장성 이북은 다스리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고....수, 당 시대 역시 그 도읍이 낙양, 장안 등으로 불리는 지역이었고 송 시대에도 수도가 개봉인 점을 보면 한족이 만리장성을 넘는 북쪽은 영토로 편입시키지 못했고....당 시대의 유주자사가 북경을 치소로 삼아 이민족의 침입에 대비했다. 북경은 금, 남송 시대에는 연경으로 불렸고....금의 수도 였다. 원이 들어서고 나서는 대도라고 불렸고, 명이 들어선 이후부터 북경이라고 불렸을 뿐이다. 명의 원래 수도 역시 남경 이었지만....대국을 표방한 영락제가 북경으로 천도를 하면서 이곳이 명나라의 수도가 되었다. 그 후 청이 들어선 이후 만리장성 이북의 연운16주와 만주 일대가 중국의 영토가 된 셈이며 북경이 명실상부한 중심지가 된 셈이다. 즉, 청 시대 이전에는 만리장성 이북의 땅은 중국의 영토가 아니었다는 셈이다. 현재 동북공정에서 주장하는 고구려, 발해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말은 당나라~송나라 시기에 중국이 만리장성 이북의 땅을 다스렸다는 점인데....그 수도의 위치가 남쪽에 치우쳐 있어서 만리장성을 넘는 위치가 아니며....사실, 요나라, 금나라를 중국의 역사로 치는데 원래는 중국의 역사라 하기 힘들다 하겠다. 하지만, 거란, 여진의 두 민족은 한족과 동화되어 흡수 됐기에 어느정도 인정한다 치더라도....원나라를 세운 몽골은 여전히 존재하는 국가이며....중국의 한족에 동화되지 않은 민족이다. 따라서, 원나라는 중국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때의 식민지 적인 나라로 봐야 맞는 것이다.

글이 다른 곳으로 많이 흘렀는데....다시 천룡팔부로 돌아와서.....

천룡팔부의 시기는 요나라에 의해 북송이 많은 곤욕을 치른 시기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야율씨, 완안씨 등은 역사상 중요한 성씨이며....소봉의 소씨 역시 거란족이라는 증명이 되는 중요한 성씨이며....(요나라 소배압이 고려 침략-강감찬이 격퇴)....대리국은 운남 지역에 세워진 나라이다. 점창파로 가끔 무협에 등장하는 점창산이 있는 지역이며....이 점창산에서 나는 돌을 대리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대리국 이라는 나라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대리국은 실제 단씨에 의해 세워지고 송과는 돈독한 교분을 가진 나라이며 한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적이 없는 평화로운 국가이다. 소설 속의 단정명, 단정순 은 실제 대리국 황제였으며....단예는 단화예라고 단정순 다음으로 황제가 되는 실존인물이다. 사대악인으로 나오는 단연경, 연경태자의 이야기는 원래 그 내용이 좀 바뀐 셈인데 보정제 단정명, 단정순으로 이어지는 사이에 신하에 의한 황위 찬탈 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곧 평정이 되고...단정순이 황제가 된다. 이로 미루어 보면 연경태자 라는 인물 역시 실존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천룡사로 황제들이 출가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실제로 대리국 역사를 보면 출가한 황제가 많다. 황제가 되서 다스린 시기들이 10~20년이 채 못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꼭 아들이 황제가 된 것도 아니다. 서하국은 중국의 북서쪽에 위치한 국가이며....천산 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던 국가이다. 서하국의 국성은 이씨 이지만 원래는 척발씨 이며 당 시대에 이씨 성을 하사 받은 것 뿐이다. 토번국은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현재의 티벳이며 소설 중 토번국사로 나오는 구마지는 실존 인물이다. 이렇게 천룡팔부는 역사속 실존인물을 등장시켜서 무협소설임에도 역사소설 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는 김용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다. 소오강호, 협객행...등의 몇작품과 단편 3부 외에는 전부 역사적 배경이 등장하며 역사속 실존인물 역시 꼭 등장한다. 그래서 김용의 소설은 무협지 임에도 항상 대하역사무협소설 이라고 불린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단예가 대리국을 떠나 송나라로 들어오면서 전개가 되고, 교봉(후에 소봉)이 자신이 거란인 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여러 사건이 생겨난다. 여기에 허죽이 소림사의 명령을이행하기 위해 하산을 하면서 또 다른 사건이 생겨나며....이 모든 사건이 연결이 되고 얽히고 얽혀 소봉, 단예, 허죽 세명이 의형제를 맺고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여기에 불교의 깨달음과 해탈을 주제로 여러 사건들이 마감이 되고, 각 민족간의 분쟁이 허무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며 결말을 짓는 한편의 대하역사무협 소설 이라 할 수 있다.

김용의 소설은 길면 길수록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역사적인 배경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소오강호 역시 은연중에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등을 비꼬는 정치적인 면을 가지는 등....긴 작품 일수록 뛰어나다 하겠다. 영웅문 3부작은 따로 보면 소오강호 보다는 짧은 작품이지만 합해놓고 보면 가장 긴 내용이며, 소오강호는 천룡팔부 보다는 짧지만 각각의 영웅문 보다 길며....천룡팔부는 녹정기와 함께 가장 장편인 김용의 소설이다. 길수록 명작이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닌 것처럼 천룡팔부...진정한 명작이라 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기에 감히 일독을 권해본다.

by 새참 2006. 9. 28.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