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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표무적

장영훈 지음




보표무적....요건 북토피아 공모전에 당선되서 이북과 책으로 나온 무협소설이다.
장영훈 작가가 썼고, 알게 모르게 몇년 전의 정치상황을 은근슬쩍 꼬집는 부분도 있어서 수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마교로 대표되는 사파와 무림맹으로 대표되는 정파.....두 집단이 몇차례의 정사대전 끝에 서로 휴전을 하게 되고 정파를 대표하는 무림맹 체제는 더 공고해진다. 무림맹 현무단 소속 보표 우이는 천하십대고수 보다 한수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10년동안
무림맹주를 지키는 보표로 근무한다. 임무에 지치고 신념에 회의를 가지게 된 우이는 무림맹을 떠나고, 상당 기간 동안 휴전 상태의 평화가 유지되어 오던 정사 양 진영의 진짜 시련은 두 집단의 내부와 외세에 의해 일어나고 있었다.

보표무적의 주인공은 우이 라는 30살의 청년이다. 스승의 이름도 모르고 배운 무공의 이름도 모르는 수동적인 삶을 사는 우이....보표였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애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자신도 보표의 길을 걷는 우이. 강호를 떠나고 싶어하면서도 항상 강호와 얽혀 사는 우이. 그런 우이에게 현무단 단주 혁월은 말한다.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한가지, 죽었을 때지. 강호는 바로 그런 곳이라네.' 왜 이말이 내게는 절절하게 들리는 것일까? 아무리 발버둥쳐도 현실에서 도피할 순 없다. 왜냐면 나는 홀로 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겐 가족도 있고, 내가 책임져야할 아내도 있으며 좀 더 시간이 지난다면 나를 아빠라고 부를 아이들도 생길 것이다. 그들을 내던지고 도피해서 살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독야청청 하며 살 수 없는 현실....집 밖으로 한걸음만 나가도 생기는 여러 관계들 이런 것들을 모두 버리고 살 순 없는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우이를 보면 현실을 살고 있는 그저 평범한 우리들이 떠오른다. 능력이 있어도 현실은 만만치 않으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는 곳. 어렸을 때의 세상은 참 명확했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소신을 접어야 할 때....우이를 보면서 느끼는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리고 우이가 만나게 되는 여러 인물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항상 현실에 쫓겨 살기 때문에 정작 본질은 놓치고 사는 사람들....그들이 우이를 만나고, 우이가 그들을 만나면서 서로 변하기 시작하는 내용이 보표무적의 주요 내용이다. 그 속의 음모나 그 반대로 등장하는 강호의 정의 따위는 평범한 일상을 사는 진정한 강호인들에 비한다면 그저 입밖에 던져진 정치인의 한마디 말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리뷰라고 해놓고는 넋두리가 되어 가는 기분이라서 이만 접도록 하겠다.
몇마디만 더 해보자면, 강호절대고수가 되서 큰소리치는 주인공이 나오지도 않고, 수줍고 나서기 싫어하는 인물이 주인공 이지만 현실과 대비되어 등장하는 여러 배경들과 함께 은근한 통쾌함도 전해주는 소설....이게 바로 보표무적이다. 소설을 끝까지 독파한다면 왜 '보표무적' 이 제목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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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참 2008. 7. 17. 08:13